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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말 나들이

운좋게 구한전 주변 공영주차장 자리가 비어 무료 주차를 하고

코엑스 쇼콜라 구경을 간다.

 

이른 시간이라 봉은사에 부처님 뵈러 가는데 오늘은 경내가 아주 조용하다.

대웅전 앞마당에 신년 소원을 비는 등을 걸어 놓았는데 개당 5천원이다.

종교는 속세의 엽전을 벗어날 수 없는 모양이다.

 

1월에 목련 꽃망울을 볼 수 있었고

 

열심히 빗자루질을 하는 저 보살님은

집에서도 저리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보는데

세상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보면서 그것만 생각하면 살기가 쉬울 것인데

늘 한 꺼풀 아래를 생각하는 탓으로 마음이 평안하지 않은 것 같다.

 

어려서 부모님따라 새벽에 택시를 타고 구파발 어딘가 미륵불을 찾아가서

치성을 드렸던 생각이 난다.

중간에 개종을 해서 엔딩은 개신교 권사님이셨지만.

엎드려 절하는 저 간절함을 사실 봉은사 대미륵불은 알지 못할 것이다.

물론 개신교 수장도 다를 바는 없겠다.

 

그래도 가끔 시간이 나면 교회를 찾지 않고 사찰을 찾아 간다.

커피를 맛으로만 마시지 않고

음악을 가락으로만 듣지 않고

커피를 마실 수 있은 여유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여유를 만끽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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