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 휴가 두 달
일이 이상하게 꼬여 그럭저럭 두 달이 지났다.
오늘 시월의 마지막 날
휴가가 끝나는 날이다.
다시 갇히는 이 기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마도 내년 2월까지는
아침이면 출근을 해야 하고
해가 지면 퇴근을 해야 한다.
지난 두 달 무슨 일이 있었나..
카메라 장비를 모두 바꾸었고
컴퓨터 관련 새롭게 세팅이 되었고
자질구레한 내 물건들이 팔려 나갔고
경주 부산 여행 한번
강릉 당일치기 여행 한번
영화를 몇 편 보았고
친구들을 한번 만났고
자동차 검사를 받았고
아들 친구 컴퓨터를 두 대 조립해 주었고
온수배관이 터져 공사를 한번 했었고
실패로 끝난 걸어서 속초까지를 시도해 보았고
택배로 판매한 컴퓨터를 택배기사가 갖고 잠적을 해서 보상을 받았고
어제 남산전망대를 올랐고....
아..친구 녀석 컴퓨터를 봐준다고 했는데 그것은 못해 주었구나.
다시 이런 시간을 갖게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걸어서 속초까지를 다시 해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제주도 올레길이라도 걸어볼 수 있을까?
글쎄다.
홀몸이었다면 정말이지 이 땅의 해안선을 따라 한바퀴 걸어보는
여정을 만들어 보겠다만
아닌 지금 무엇이 달라지겠나.
놀고 먹자는 것이 아니라
빡세게 한 보름 일하고 남은 보름 평안한 그런 일이 없겠냐는 것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