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난 막내 녀석이
시험 끝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한다.
에버랜드 알바는 고딩(?)이라 안된다는 연락을 받았고
형이 잠깐 일을 했던 편의점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17시부터 23시까지.
어떤 것이 좋은가 물어보았다.
공부하는 것하고 알바하는 것 하고
'공부가 제일 쉬운 것 같다'는 조금 뜻 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ㅎ
큰 녀석은 대학에 가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뒤 늦은 깨달음이었다.
작은 녀석도 허접한 곳에 합격을 했지만
아마 조만간 깨달음을 얻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부모 입장에서 옳은 소리를 하면 잔소리가 되기 때문에
잔소리 없이 아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다행스럽게 두 녀석 모두
수능 성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아쉬운 일이지만
스스로 바른 성장을 했다.
일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아이가 일하는 편의점을 찾았다.
찾아가면 불편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늘 그냥 지나치고는 했는데
택배 보낼 것도 있었고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가 궁금하기도 해서 슬쩍 들러 본 것이지.
저녁으로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골라서 같이 결제를 하라고
카드를 건네 주었더니 '폐기되는 것으로 저녁을 먹는다'고 괜찮다고 한다.
큰 녀석은 서슴없이 골랐는데. ㅎㅎ
편의점을 나오면서
'폐기와 저녁을 먹는다'는 단어가 자꾸 연결이 된다.
부모 입장에서 속쓰린 생각인데..
이 녀석들이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빨리 알았으면 좋겠다.
무엇을 하든 자기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았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은 늘 한다.
조금 덜 벌어도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