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하루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을 한다.
어려서 아이들은 이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더 이상 가자고 하지 않는다.
카메라 둘러 메고 혼자 집을 나섰다.
답답하기도 했거니와
'축제의 나라'에 혼자 가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기도 했었다.
날은 많이 춥지 않았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많지 않았다.
무료 이용권으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나 역시 이 곳의 탈 것을 반기지 않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혼자 온 사람은 아마도 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막 여우를 보았다.
악어도 보았고
나비도 보았고
뱀도 만져 보았다.
사막 여우를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열악한 조명 열악한 바디는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오랜 시간 이 녀석들이 잠자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뱀을 만져 보게 하는 여직원은 직업상(?) 어쩔 수 없이
뱀을 팔에 감고 있는 듯 보였다.
한번 만져 보자하고 만져본 뱀의 촉감은.. 역시 좋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혼자가 된다는 느낌이 든다.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나는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작은 깨달음은 나이 드는 것을 값지게 하지만
나이 드는 것은 사실 슬픈 일이기도 하다.
만 55세가 되면 이 곳의 연간회원권은 7만원이다.
멀지 않은 시간에 나는 연간회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2013년
복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자연의 선택'이 내게 조금 더 우호적이었으면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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