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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용건빵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김 대식이라는 나이 어린 두달 고참이 있었는데
"건빵만 주면 계속 근무를 하겠다"는 말을 줄창 했었다. ^^

군용건빵을 구입했다.
저기에 군용마크만 찍으면 현재 군에서 먹는 그 건빵이라고 해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40봉지를 사면 택배비 포함 18500원
택배비 별도로 계산하면 봉지당 400원 꼴이다.

저것을 흰둥이 간식으로도 먹고
나 역시 간식으로 먹을 참인데
오늘 택배 받아 먹어보니
그 옛날 강원도 원통 산 속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었다.

누런 봉지에 전투식량이라고 적혀 있던 건빵은
달지도 않고 아주 담백했던 기억이 난다.

신병으로 자대 배치를 받아
원통에서도 두시간은 더 들어가야 하는
산속 철책까지 도착한 당일 날 야간에
소대장 따라서 초소 순찰을 나가면서
건빵을 끓여 보온병에 담아 갖고 나갔던
그래서 초소에서 찬바람 맞으면서 먹던 그 건빵맛은 아니었다.

또 하나
작전이라는 것을 하면서 산을 오르는데 배가 많이 고팠다.
갖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아마 주머니에 건빵 3개가 있었나 보다.
휴전 이후로 거의 사람이 발길이 닿지 않은 강원도 산은
그야말로 절벽이었고
너무 허기져서 낙오하기 직전이었다.
그 때 건빵 3개 먹고 낙오하지 않았다. ㅎㅎ

그 건빵을 이제는 돈 주고도 사 먹을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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