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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정희 생가를 가본다


국민학생들에게 수류탄 던지기를 시키시고

고등학생에게 총검술을

대학생에게 문무대 입대를 시키셨던 사람


이 사람 아니었어도

부지런한 우리 국민들은 보릿고개를 이겨냈을 것인데...


나는 철저하게 현정부와는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이지만,

물론 어느 한 순간까지

누가 정치를 해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이다만


흔히 말하는 콘크리트의 현장을 일부러 찾아가 보았다.

죄스럽게도 봉하마을을 다음으로 미루고.


하마터면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할 뻔 했다.

오래전 세뇌된 기억 탓일게다. ㅎㅎ



뭐뭐 하시던..이런 말투는

자꾸 저 윗쪽을 생각나게 한다.

이 책상이 없었다면

이 나라 현실은 조금 더 밝고

미래도 암울하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향내가 진동한다.

마치 어제 세상 떠난 사람들이 모셔져 있는 것 처럼.

여기는 시간이 멈춘 곳이다.

향내가 개운치 않기는 처음인 것 같다.


이 분 가시는 날

나는 대한민국이 망하는 줄 알았다.

대성리로 MT를 가려고 청량이 시계탑 앞에 모이기로 했던 날이

그 날이었다.


그리고 또 한번

광주항쟁이 일어나던 그 시절

폭도들 때문에

대한민국이 또 망하는 줄 알았다.

광화문 근처에서

선배형들과 커피 마시고 나오는 날이었고

그 다음날 휴학계를 냈다.


노무현정부까지 어떻게 보면 나는 이 쪽 편이었다.



일본인 교장이나 교사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이 글을 읽는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이런 순간이 잠시라도 있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왜 만주군관학교 입학을 했다는 말을 못하냐

공과 과를 같이 이야기 해야 한다면서..



여기서도 부동자세로 경례를 할 뻔 했다.

음.. 기억은 무서운 것이다.



메인스트리트.

저 멀리 반신반인이신 분의 동상이 보인다.

발 뒤꿈치를 들고 아주 조용하게 걸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 한번의 모자 벗고 인사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



이 곳에서 사진 찍어주는 사진사 영감님이 퇴근을 하신다.



얼마나 감사하시면서 사실까..

행복할 수 있다면 '콘크리트'도 개인에게는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



12월이 코 앞인데

목련 꽃망울이 보인다.

여사님을 추모하는 모양이다.



나는 현정부를 지지했던, 지금은 변절한 사람이다.

날 풀리면 기쁜 마음으로 봉하마을을 찾아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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