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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법정 스님의 욕심인가?

스님 돌아가시면서 책들은 절판이 되었다.

잘 가는 동호회 장터에 '무소유 1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보였고
사람들은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궁금해서 둘러본 중고거래 장터에도
3900원짜리 문고판이 열 배이상 더한 가격에 판매글로 올려져 있었다.

그저 맑고 향기로운 스님만의 생각이었을까?

아래 스님의 유언을 옮겨 적었다.

남기는 말
 
1.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니다.
어리석은 탓으로 제가 저지른 허물은 앞으로도 계속 참회하겠습니다.

2. 내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다면
모두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에 주어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토록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주십시오.

3. 감사합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오.

2010년 2월 24일 법정 속명 박재철


상좌들 보아라

1. 인연이 있어 신뢰와 믿음으로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한다.
괴팍한 나이 성품으로남긴 상처들은 마지막 여행길에 모두 거두어가려 하니
무심한 강물에 흘려보내주면 고맙겠다.
모두들 스스로 깨닫도록 열과 성을 다해서 거들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
내가 떠다더라도 마음 속에 있는 스승을 따라 청정수행에 매진하여 자신 안에 있는 불성을 드러내기 바란다.

2. 덕조는 맏상좌로서 다른 생각하지 말고
결제 중에는 제방선원에서 해제 중에는 불일암에서 10년간 오로지 수행에만 매진한 후
사제들로부터 맏사형으로 존중을 받으면서 사제들을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

3. 덕인, 덕문, 덕현, 덕운, 덕진과 덕일은 덕조가 맏사형으로서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수행을 마칠 때까지는 물론, 그 후에도 신의와 예의로 서로 존중하고 합심하여  맑고 향기로운 도량을 이루고 수행하기 바란다.

4. 덕진은 머리맡에 남아있는 책을 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하여 주면 고맙겠다.

5. 내가 떠나는 경우 내 이름으로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도 하지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

2010년 2월 24일 법정 박재철

스님은 모든 것을 버리고 가셨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버림이 새로운 소유가 되고 말았다.
이름을 놓고 가셨다면 사람들은 무소유를 소유하려 다툼하지 않았을텐데.

차라리
다비장마저도 공개하지 말라고 하셨더라면 그것이 오히려 무소유를 완성하는 길이 아니었을까?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는" 자신의 무소유를 위한 욕심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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