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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주도를 걷는다.

제주도를 조금 걸어 보기로 했다.

섬 한바퀴를 걷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리운 바다 성산포까지는 가능할 듯 했다.

청주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간다.

공항 근처에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는 북부환승주차장이 있다고 했다.

공항 주차는 1일 1만원, 화요일 출발 일요일 돌아오는 일정이니

가는 비행기 요금은 퉁칠 수 있겠다.

 

 

사진 오른쪽 중간 파란 지붕 왼쪽이 북부환승주차장이다.

화요일 평일인데 주차 공간이 없어 억지로 끼워 넣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한라산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용두암 해안도로, 비행기가 착륙하는 길이라 쉬지 않고 저 커다란 녀석들이 지나간다.

이 나이에 아직도 나는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것이 신기하다.

 

 

탑동해안도로.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의자 하나 없이 긴 길이 이어진다.

노트북 하나 넣고 동네 마실 가는 백팩을 갖고 가는 무지성 실수를 해서

그 무게에 후회하기 시작했다.

드론, 옷가지.. 줄지 않는 짐들인데.

 

제주연안부두-제주해양경찰서를 지나 계속 걷는다.

첫날 목적지는 삼양해수욕장 수십년전 여름 방학때 친구와 9박 10일로 배타고

제주 왔을 때 갔던 곳이다.

군용 A텐트에 알콜 버너 사용하던 시절, 제주도 버스 요금 대학생은 50% 할인해 주던 시절이다.

제주국립박물관을 지나 도착한 삼양해수욕장.

공항에서 32,000 걸음을 걸었다.

15,000원 4인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정하고 서둘러 샤워하고 나오니

어느 젊은 친구가 놀라는 모습이다.

머리털 없는 영감님을 볼 것이라 생각을 못했다는 듯이.

밤새도록 에어컨을 켜 놓고 잠을 자 너무 추워 다음 날 새벽 5시에 숙소를 나왔다.

4인실에 가득한 3인의 젊음이 부러웠다.

 

세화해수욕장을 목표로 다시 걷는다.

함덕해수욕장-김녕해수욕장-세화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공항에 도착하면 누군가를 마중 나온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새들이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우도를 한바퀴 돌았다.

10시 배를 타고 들어갔는데

내가 일주하고 돌아 나오는 시간에

10시 배를 같이 타고 갔던 사람들이 보인다.

내가 걸어서 일주하는데 걸린 시간하고

우도에서 이동 수단으로 일주한 사람들이 구경 다하고

나오는 시간이 4시간 정도로 비슷한 것 같다.

 

 

여기는 섭지코지.

제주도에서 살라고 하면 여기를 선택할 것 같다.

 

 

돌아오기 전 날은 차로 이동을 했다.

제주도 오는 사람들은 한번씩 찾아 오는 것 같은 동문시장.

명품 고양이를 보고

사람을 구경하고

먹거리 불쑈를 구경하고..

 

 

 

드림타워까지.

 

 

3일 동안 100km  정도를 걸었는가 보다.

오가는 길에 나처럼 길을 걷는 여행자가 보이지 않았던 것은

내가 계절을 잘못 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곳에는 폭우가 내렸는데

제주에는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갈치조림, 흑돼지, 황제해물라면, 박물관 구경이 목적이 아니라면

제주는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곳이다.

가을 찬바람 불 때 다시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조금 더 편한 백팩을 메고 조금 더 편한 신발을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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